ygo2016. 7. 4. 17:21

내 경우는 덕질할 때 거의 원작을 보고 또 보는 식으로, 원작만 본다 주의의 덕질을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해석이나 관계성에 관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 또한 덕질의 큰 재미이다.

특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공감가는 글을 읽을 때의 짜릿함이란..!

그치만 유희왕은 완결난지 오래된 작품이다보니 국내에 돌아다니는 글들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8ㅅ8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일본어 사이트, 영어 사이트를 기웃거리게 되는데, 아무래도 일본어보다는 영어 사이트를 많이 보게 된다. 일본어를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ㅠㅠ

 

 


절대 100% 모든 내용에 대해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재미있게 읽었던 두 글 ↓


 

Prideshipping Analysis

http://forum.yugiohtheabridgedseries.com/showthread.php?t=7203

 

카이바→아템 관계를 borderline obsession이라고 딱 정의내린 것에서 빵터졌다ㅋㅋㅋㅋ

지어 신극 개봉 이전의 분석글인데도!!! 더 정확한 표현이 없을 것 같아서 동의.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글에 대해서 엄청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았던 글.

 

 

Seto Kaiba Analysis

http://forum.yugiohtheabridgedseries.com/showthread.php?t=6804

 

이 글이 훨씬 더 잘 쓰였다고 생각했다. 이 글 내용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댓글 중에 내 의견과 비슷한 반박? 의견이 이미 달려있었다)

(윗글도 그렇고 나는 글쓴이들과 섹슈얼한 측면에서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작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다양한 해석에 열려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답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도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ㅎㅎ) 

 

그렇지만 이 글에서 주장하는, 카이바가 일종의 가면을 쓴다는 부분에는 매우 동의했다. 

이 글 글쓴이는 카사장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인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장을 '카이바'로, 사실은 마음에 구멍이 뻥 뚫려있는 애정결핍이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서 힘을 추구하고,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약한 모습을 '세토'로 지칭하면서 구분하는데, 이런 구분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희왕에 재입덕 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사람들의 카이바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놀랐던 부분은 의외로 저 글에서 말하는 '카이바' 부분만이 카이바의 이미지라는 것이다(매드가 너무 유행했던 탓일까 싶기도..ㅋㅋ). 카이바가 최애이거나 하지 않는 이상 많은 사람들이 '세토'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쓰지 않거나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글에서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배틀시티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런 가면을 쓴 모습이 많이 등장한 반면 (물론 나는 카이바가 배틀시티를 순수하게 즐겼던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킹덤편에서는 vulnerable한 모습이 많이 나왔다는 점. 확실히 킹덤편에서의 카이바는 위태위태해 보였다고 생각한다.

 

+ 저 글에서 열띤 토론을 하는 사람들이 지금은 탈덕했더라도 신극장판은 꼭 보았으면 좋겠다ㅋㅋ 보고 나서 어떤 생각을 할까... 


 

 

어쩌면 아템보다도 카이바에 대해서 캐릭터 분석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자료?힌트?가 원작에서 많이 제공되지 않았나 싶다. 

아템은 이집트에서의 유년시절이 확실히 나온 것도 아니고

(그나마 만화책에서 나온 정보가 어렸을 때 왕궁 항아리에 많이 숨었다 정도....?? 애니에서 나온 마하드-마나-아템 관계는 2차 창작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입장인지라ㅠㅠ)

고대편조차도 실제 기억이 아니고 재구성 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3000년 전의 아템이 어떤 인물이었을지는 많이 베일에 쌓인 것 같은 느낌... 

개인적으로 어떤 연유로 그렇게 게임왕이 되었는지가 가장 궁금하다ㅋㅋ 그냥 타고난 거야?

+ 자기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민/국가/친구들을 지키려는 면모도 그냥 타고난거야?...


그렇지만 카이바에 대해서는 유년시절 내용도 풀어주고...

무엇보다도 애정결핍이라는 키워드를 준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카이바가 힘을 갈구하는 이유도, 사실 내면은 약하다는 것도, 아템한테 집착하는 이유도 결국에는 다 이 키워드로 회귀되는 것 같아서.


이래서 어린 시절 경험이 중요한 것입니다ㅠ_ㅠ

 

 

 

카이바 캐릭터는 만화책을 읽으면 읽어볼수록 정말 잘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자기파괴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극장판 결말까지도 일관된 캐릭터성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고자부로에 대한 증오와 분노는 끊었더라도 결국 카이바의 인생에서 가장 궁극적인 문제였던 애정결핍과 낮은 자존감, 위태위태한 멘탈 같은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극장판.

(->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신극장판의 카이바가 캐붕이다 캐붕이 아니다 의견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배틀시티에서 카이바는 완전히 갱생되었는데 왜 다시 광기에 찬 모습인거야?!?라는 감상평들을 몇 개 보았기 때문에 적고 싶었던 부분.)

(-> 배틀시티 결말의 카이바는 모든 걸 털어버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과거에 대한 증오, 복수심만을 털어버린 거지 애정결핍까지 해결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결핍을 아템과의 듀얼로 채우려고 했던 것이었겠지만, 그건 카이바만의 생각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었고................... 애초에 나는 카이바가 카이바랜드를 짓겠다는 꿈도 진짜로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결국 과거의 자신에 대한 위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관점이다. 카이바는 이기적인 사람이고 자기모순적인 사람이니깐. 아템 앞에서 과거를 그렇게 부정하는 것도 결국 마음 한 켠에서는 자기가 과거에 계속 사로잡혀 있다는 인식 때문인 것이 아니었을까?)

(-> ***카이바의 애정결핍과 증오심이 원인은 겹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구분되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 이걸 이해해야 배틀시티 결말의 후련해 보이는 카이바와 광기 넘치는 극장판 카이바의 갭을 이해할 수 있다. 애정결핍은 낮은 자기애, 자존감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이지만 증오나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그냥 주변에 이상한 사람 있으면 자존감 높은 사람한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감정이다ㅡ그리고 굉장히 어렵지만 마음을 잘 다잡으면 떨쳐버릴 수 있는 감정이다)

 

아무튼 카이바의 이러한 상황에서 아템이 그냥 훌쩍 떠나버리는 건 안 되었어ㅠㅠ

아템도 아템 스스로의 문제 때문에 정신 없는 상황이었지만서도. 아템->카이바의 관계는 카이바->모쿠바의 관계와도 유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템이 카이바를, 카이바가 모쿠바를 아끼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자신 스스로가 직면한 문제가 더 우선순위를 가지게 되는 거지ㅠ

그치만 극장판에서 카이바의 행보는 킹덤편에서와는 달리 불안불안함보다는 당당함이 가득해서 좋았다. 배틀시티에서 성장한 부분이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마음의 구멍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적어도 하나의 "믿음"만은 가지고 있는 모습. 그걸로 인해 카이바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

 

카이바 마음에 난 큰 구멍... 명계에서의 시간을 통해 그 구멍을 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아템의 미소를 보고 나니 아마 꼭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미소 자체가 구멍이 메꿔질 가능성의 암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ㅎㅎ

왕님이 명계까지 따라온 카이바 많이 많이 아껴줬으면 좋겠어...

단순히 커플링적 의미를 떠나서, 진심으로 그래주기를 바란다.

 

 

 

+ 사실 내 최애는 왕님이 맞는데 오히려 카이바에 대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이유가 최근에 본 극장판 영향도 있지만,

고대편은 한 번 읽고 난 뒤에 도저히 복습을 못하겠어서이다ㅠㅠ

날 잡고 제대로 마음 준비 한 뒤에 읽어야지. 고대편은 왕님한테 너무 가혹하다. 키즈나 멤버들이 있어서 그마나 그 정도의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마음이 아파.....

+ 또 하나의 이유는 아템보다는 카이바의 감정이 나 같은 보통 사람들(??)한테 따라가기 쉬워서가 아닐까 싶다. 아템이 왕으로서 자기 희생하는 마음이나 소년 만화 주인공으로서 친구들과의 유대를 믿는 마음보다, 카이바의 이기적이면서 자기애를 갈구하고 과거에 어떤 일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해서 후회하고 또 괴로워하는 모습은 한 번 그 심리를 파악하고 나면 공감하기 쉬운 감정들이라고 생각한다.

Posted by 20214